휴가

3월말 약 9일 가까이 쿠바의 카요코코에서 휴가를 보냈습니다. 온타리오에서 거의 10년을 살고 있어 바다를 본지 꽤 오래되었거든요. 우리의 두번째 허니문인 셈이었어요. 그저  끼니때가 되면 좀비처럼 식당으로 걸어가 밥을 먹고, 해가나면 차양이 드리워진 모래밭에 누워 낮잠을 자고…

수도인 하바나와 떨어진 고립되다시피한 휴양지인 섬에는 추운곳에서 몰려온 캐나다와 러시아 사람들이 가득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것에 익숙치 않은 우리 스스로를 발견했습니다. 먹는것과 해변에 눕는다는것 외에는 다른 할일이 딱히 없는 곳에서 첫 이틀은 왠지 모르게 초초한 마음까지 들었거든요.

천천히 바닷가를 산책하고, 리조트에서 살고 있는 작은 고양이들을 만나고,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것에 조금씩 적응이 되었습니다. 오일째 되던날 그냥 섬이나 드라이브 해야겠다 싶어 택시를 불렀는데 운좋게도 친절한 택시기사를 만났습니다. 아주 오레된 닷지 (58년도)를 보고 다아시가 몹시 흥분을 했고 관리를 잘했다며 칭찬을 하자 택시기사 아저씨는 직접 운전을 해보겠느냐고 물었습니다. 5분정도 운전대를 잡았던 다아시는 그 순간이 이 휴가에서 가장 행복하고 근사한 순간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는 나라여서인지 가게에서 그 흔한 코카콜라나 펩시콜라는 볼수 없었습니다. 그덕에 오래전 먹어봤던 팔일오 콜라같은 심심하기 그지없는 쿠바산 콜라나 탱같은 오렌지 소다를 마셔야 했지만 시간은 훌쩍 흘러갔고 28일 우리는 내 고양이가 기다리는 이 작은 마을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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